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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영화 정말 보고 싶었는데 서울까지 올라가서 볼 엄두가 나질 않았다. VOD 서비스 하길래 좋아했더니만 극장 동시상영이라는 명분 아래 가격이 만원이었다. ㅠㅠ 보고는 싶고 해서 만원 내고 봤는데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. 다르덴 형제의 다른 영화를 봐도 그랬지만 좀 울먹거렸다. <로제타> 이후로 제일 좋았던 작품이었고 지금까지의 그들의 영화와는 좀 다른 내용이라고 해야 할까, 그래서인지 더 감동적이었다.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, 뭐 이런 타이틀 떼어놓고 봐도 좋고 다르덴 형제라는 이름 생각해도 좋고. 지금까지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 정도다.

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딱히 길지도 않다. 음악도 거의 안 나온다. 이 영화도 다르덴 형제의 다른 작품과 큰 차이가 없다.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표현했던 하층 노동자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리얼리즘에 기반한 영화와는 좀 스타일이 다르다. 주인공은 아버지가 몰래 이사를 가버려서 혼자가 된 소년이다. 소년은 복지시설에 맡겨지지만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. 하지만 아버지는 소년이 아끼던 자전거도 팔아버린 채 잠적해버렸다.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소년에게 우연히 알게 된 미용사가 자전거를 들고 찾아온다. 소년이 안된 마음에 아버지가 팔아버린 자전거를 발견해 사온 것이다. 소년은 미용사에게 위탁 부모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.

이 영화를 보면서 다르덴 형제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제레미 레니에가 소년의 아버지로 나왔기 때문에 마치 <차일드>의 속편같다는 느낌이 들었다. <차일드>에서는 제레미 레니에가 아이를 팔아버리려는 어리고 가난한 아버지로 나온다. 그 아버지가 철이 덜 들었다면 아이를 두고 새 삶을 시작한다면서 떠나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. 아버지는 힘들게 찾아간 아이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고 소년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자해를 한다. 시작할 때, 그리고 끝나기 전에 짧게 한 번, 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한 번. 이렇게 총 3번 흘러나오는 음악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관객이 보는 동안 감정을 폭발시킬 만한 어떤 영화적 장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. 소년이 자전거 타는 모습을 길게 잡는 롱테이크, 중의적인 의미라든가 멋스러운 느낌을 지니지 않는 대사, 덤덤한 듯 건조한 듯 인물을 잡아내는 카메라의 시선이 그렇다.


하지만 다르덴 형제는 현실 속의 드라마를 아는 감독이다. 소년이 강도짓을 시작하게 되는 장면부터 그 일의 피해자에게 다시 공격받는 후반부의 작은 반전을 지나가면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된다. 소년에게 상처를 입고도 그를 사랑하는 미용사에게서 이 상처 투성이의, 폭력 투성이의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찾게 된다.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소년의 모습에서 속죄가, 용서가 그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. 

다르덴 형제는 언제나 그렇듯 영화가 관객을 울리기 위해 이용하는 그 숱한 드라마적 장치가 없이도 인간들 사이의 드라마를 끌어낸다. 아버지는 떠나버렸고 자전거는 몇 번이고 도둑맞으며 상처받은 만큼 남에게 상처를 줄 줄도 알게 된 이 소년의 아픈 성장기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한 여자로 인해 단단해진다. 다르덴 형제가 대단한 것은 이 소년을 거두는 미용사에게 그 어떤 배경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. 그녀 역시 아이처럼 과거에 누군가에게 사랑의 손길을 받은 적이 있었던걸까? 혹은 아이를 낳지 못해 소년에게 모성애를 대리 경험하는 것일까? 슬쩍 알려줄 법도 한 여자의 배경은 단 한 줄 대사로도 설명해주지 않은 채 소년을 보듬어주는 이 여성의 캐릭터를 통해 다르덴 형제는 세상을 긍정한다. 아. 또 눈물이 날 것 같다.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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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elle79